한강변을 기준으로 한 강북과 강남지역 비교

2025. 5. 4. 10:10부동산 분석/부동산 지역

 여러 동네의 위치를 직간접적으로 비교해보고 싶을 때는 보통 인터넷 지도를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그 비교의 기준점은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있다. 서울시를 예로 들면 어떤 사람은 강남권 업무지구와 거리가 멀수록 안 좋게 보고, 어떤 사람은 한강변 입지를 최고로 친다. 또 어떤 사람은 지하철역이 없더라도 자동차로 업무지구까지 이동이 빠른 동네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위치를 보는 원리는 과연 있는가?

입지는 장기적으로 여러 도시계획들이 겹쳐져 가면서 정체성을 확립해 간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위치를 비교하는 원리에 대해서는 다시 서울시를 예로 들어 서술하도록 하겠다. 첫째, 도시 정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인터넷 지도에 접속하여 서울특별시를 검색하면 경계선으로 둘러진 서울 영역이 나온다. 그리고 그 경계 안에서 서울특별시의 표시가 가리키는 서울시청의 자리를 확인하면, 그 위치가 서울시 전체 범위에서 살짝 위 쪽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해당 서울시청의 자리를 포함한 종로 일대 업무지구는 서울의 유일한 도심으로 자리매김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런데 ‘2030서울도시기본계획’을 살펴보면 앞으로 기존의 종로 1도심 체제에서 종로, 영등포 여의도, 강남의 3도심 체제로 중심 기능이 분산하게 된다.

 지도에서 서울시 계획에 나오는 종로와 여의도 그리고 강남을 선으로 이어보면 트라이앵글 같은 모양이 그려진다. 이는 얼핏 보기에 그 동안 강북에 치우쳤던 도심이 분산되어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것 같으나, 그보다는 서울의 중심축이 한강 이남으로 넘어가게 되는 모양에 가깝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만약에 서울 도심의 균형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노원구 쪽을 향해 올라간 사다리꼴 모양의 4도심으로 판을 짜는 모양새가 더욱 나아 보인다. 그 이유는 지금도 종로 일대의 사업체수와 근로자수가 강남권보다 뒤처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여의도 업무지구 및 구로가산디지털단지와 같은 대형 업무지구가 한강 밑으로 가세하고 있고, 마곡 R&D지구, 문정 법조단지 및 장지 물류유통단지 등의 신규 대형 업무지구가 한강 이남으로 줄줄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성남시의 판교 대형 업무지구까지 강남권 밑에 위치해있어 무게중심을 한층 아래로 기울어지게 만든다.

반면에 강북으로는 종로 아래쪽의 마포구 일대를 제외하면 대형 업무지구가 거의 위치하고 있지 않거나 가시화된 계획이 전무한 실정이다. 상기와 관련하여 서울시 ‘스마트서울맵’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살펴보면 산업경제 부문에서 산업별 종사자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약 62만 명 내외로 집계된 강남구이다. 여기에 인접한 서초구와 송파구의 종사자수를 더한 수치는 강북의 대표적 업무지구인 종로구, 중구 그리고 인접한 마포구를 합친 수치에 비해 약 1.5배 이상 많은 규모이다.

 참고로 한강이남 서부권의 대표적 업무지구인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를 합한 근로자 수치도 위의 강북 3개구 업무지구의 90%에 육박할 만큼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3도심 체제가 확정된 현 상황에서는 동네를 고를 때 종로 도심지역의 위쪽보다 가급적 아래쪽으로 위치한 동네를 선택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가장 선호되는 곳은 3도심 트라이앵글 내에 위치하여 직주근접이 교차되는 동네, 그 안에서도 3도심을 관통하는 한강변 입지가 앞으로의 가격 선도에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위치를 비교할 때는 실질적, 상대적 거리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에는 인터넷 지도에서 서울특별시를 검색해 경계가 표시된 상태 에서 지하철 노선도가 최소한으로 보일 만큼 지도를 축소시키자. 그러고 나서 지도에 표시된 타원형에 가까운 지하철 2호선을 주목해보자. 지하철 2호선은 까마득한 1984년에 완공되었지만 아직까지 서울의 굵직한 업무지구들을 연결하는 대장 노선이라 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의 노선은 지역별로 균형 있게 배치되었는가?

 

 서울의 경계를 지도로 살펴보면 왼쪽으로는 안양천이, 오른쪽으로는 탄천의 위치가 한강 이남에서 좌우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지하철 2호선은 안양천 쪽으로는 넘어가지 않지만 탄천을 건너 순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양천구 목동에서는 2호선을 이용할 수 없으나, 송파구 잠실동 등지에서는 2호선의 이용이 가능하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2호선의 지역구 통과 비율이다. 먼저 한강 이남의 지역구를 기준할 때는 약 73%의 지역구에 노선이 구석구석 통과하는 모양새를 가진다. 하지만 강북 내륙의 지역구를 기준하면 통과 비율이 겨우 약 36%에 불과해 그 차이가 2배에 이른다. 그밖에 지하철역의 개수를 볼 때도 강북 쪽 정차역의 수가 약간 밀리는 형편이다.

 이러한 배치는 서울시의 땅이 한강 아래로는 얇고 길게 뻗어 있으나 위로는 좁고 깊은 형태를 가진 탓에, 2호선이 커버하지 못하는 강북 지역의 공백을 더욱 크게 체감하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지하철 2호선이 완공되면서 비슷한 시기 개발된 강남신 도시 일대가 광범위하게 활성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울 동남쪽에 치우쳐 보일 수 있는 잠실이 사통팔달의 요지로 부상하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에 반해 2호선 라인의 한계로 강북의 입장에서는 교통의 불균형을 맞으며 장기적으로 주거지역이나 종로 일대 업무지구의 수요 약화를 겪게 되었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현재도 강북의 대중교통을 보면 주로 종로 일대 업무지구로 지하철이 통과할 뿐, 여의도와 강남 업무지구의 접근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 강북 주거지역을 통틀어 이용 가능한 지하철은 1, 2, 3, 4, 5, 6, 7호선 등으로 많아 보이나, 이 중 5호선을 제외하고는 여의도 업무지구를 통과하는 노선이 없다. 게다가 5호선의 노선 역시 2호선과 같이 강북의 많은 지역구를 통과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를 가진다. 또한 2호선을 제외하면 일부 노선이 강남 업무지구의 주변을 지나가긴 해도 환승 없이는 여전히 접근성과 괴리가 있다.

철도망 구축계획 비교를 통한 상대적 거리

➊ 먼저 서울시의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볼 때 강북 지역에는 여러 경전철이 도입되어 교통 불편이 과거보다 해소될 예정이다. 그러나 한강 이남의 경전철 중에는 멀지 않은 여의도나 강남권 업무지구로 직접 연결될 노선들이 있지만, 강북 경전철의 경우 가까운 종로 일대 업무지구를 통과하지 않는다. 아울러 대형업무지구로 향하는 노선이 여의도를 지나는 서부선밖에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정리하자면 강북의 경전철 계획은 직주근접의 공백을 극복하기에 다소 한계가 있다고 보인다.

➋ 다음으로 정부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살펴보면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눈에 띄는 것이 광역철도노선 이다. GTX 노선 및 신안산선과 같은 도시광역철도는 서울과 교통이 단절되어 있는 인천, 파주, 의정부, 동탄, 안산 등의 수도권 지역들을 단시간에 여의도, 강남구의 삼성역, 서울역과 같은 도심으로 연결해주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광역철도는 열차 속도의 향상으로 거리의 한계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서울의 주요 업무지구로 바로 도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급력이 기대된다. 특히 강북에 위치한 서울역이나 청량리역의 경우 여러 노선이 교차하여 교통의 거점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서울시청 일대 업무지역의 강화 및 강북의 접근성 해갈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광역철도의 정차역 개수가 극히 적어 보다 많은 강북 주거지역에서 혜택을 본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지금까지 입지를 볼 때 참고할만한 주요 관점들을 서울시의 사례를 통해 서술하였다. 무엇보다 지하철이 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을 통과하는 것도 좋지만, 이보다는 매일 출퇴근하는 일터에 연결되느냐가 입지를 좌우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소위 황금 노선의 요건은 거주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가는 목적지, 즉 일터로 편리하게 연결되느냐에 달렸다. 지도상의 토지 위치가 절대적 거리를 나타낸다면 지하철 노선의 영역은 실질적, 상대적 거리를 나타낸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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