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9. 22:21ㆍ부동산 분석/부동산 지역
입지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3대 요소가 있다. 바로 업무지구, 학군, 그리고 대중교통이나 쇼핑과 같이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기반시설이 해당된다. 여기서 업무지구가 절대적인 입지를 결정한다고 볼 수 있지만, 학군의 중요성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기반시설은 말하자면 업무지구와 학군을 이어주는 가교같은 역할을 한다. 참고로 업무지구의 의미는 상시 근로자의 수가 최소 몇 천 명부터 최대 몇 십만 명 이상 되는 집단 근무지역을 뜻하며, 대규모 근무지역을 흔히 도심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업무지구에서 직주근접의 수혜를 받는 동네라 함은 통상 집 앞에서 근무지까지 약 40분 이내로 소요되는 입지가 해당된다. 입지에 관한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입지의 개념에 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입지가 좋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꾸준히 유 입되는 곳을 의미한다. 직주근접 입지의 수요자에는 대표적으로 매일 회사로 출퇴근하는 근로자가 있으며, 이들은 업무지구와 가까운 거주지를 원한다. 그런데 근로자의 자녀들 역시 매일 학교 및 학원으로 등하교를 해야 하므로, 그 부모들은 학군 좋고 안전한 동네를 동시에 선호하게 된다. 그리고 그 가정의 주부는 생활 용품을 구매하기 가깝거나, 자녀가 문화체육 활동을 다닐 수 있는 기반시설을 중시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입지의 3대 요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순환 관계로 보면 되기 때문에, 이 중 어느 한 가지 요소만을 갖춘 불완전한 입지는 권하고 싶지 않다.
둘째, 동네와 가까운 업무지구를 고려할 경우 최상위 매출 기업들의 위치를 고려해야 하며, 최소한 2군데 이상의 업무지구와 해당 동 네와의 거리를 고려해야 한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보면 소수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의 총 규모가 고착되어 있다는 배경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2023년을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상위 10대 민간 그룹의 시가총액(발행주식수 x 주식가격, 규모를 나타내는 지표) 비중은 전체 기업 수 대비 무려 55%를 넘기고 있다. 참고로 10대 그룹은 2023년 말 기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을 의미한다. 여기에 상위 10대 공기업 및 협동조합 등을 포함하면 우리나라 경제력의 7할 이상이 해당 기업들에 의해 창출되는 구조로서, 중소기업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 보이는 형세이다.
10대 공기업 및 협동조합은 통상적으로 한국전력공사, 토지주택공사, 도로공사, 농협, 한국가스 공사, SH공사, 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석유공사, 인천도시공사 등을 의미한다. 위의 상황에서 아무리 수십여 개 이상의 크고 작은 회사가 모여 있다 해도 상위 20대 기업 중 단 한 개 기업의 매출과 고임금 근로자 수를 넘기 힘들다. 따라서 최상위 기업이 어느 업무지구에 있는지 혹은 향후 이전계획이 어떤지 살펴봐야 하는 과정은 직주근접을 볼 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의 경우는 서울 강남역 일대에 이른바 삼성타운이 위치하고 있고 롯데와 현대가 각각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과 강남구 삼성동에 초고층 빌딩을 건축하여 계열사들이 집결하게 되는 형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해당 빌딩과 밀착된 동네는 아파트 수요를 대기업이 영구 보증하는 것과 같아서 입지를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자체 타운을 조성하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의 기업들은 임대료나 교통, 세금혜택 등을 이유로 언제든지 다른 업무 지구로 이전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그러므로 한 군데의 업무지구만을 노리고 동네를 결정할 경우 핵심 기업들이 빠져나가면서 입지 수요가 떨어질 수 있으니, 이를 방지하려면 다른 업무지구까지 감안하여 동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서울시청과 을지로입구역 일대 대형 업무지구 뿐만 아니라 여의도 업무지구와도 멀지 않은 서울시 마포구 입지를 고려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셋째, 학군이 좋은 동네에서는 명문 학교로 배정될 확률이 높은 아파트 외에 다른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업무지구와 가까운 입지가 지하철 정거장 수 차이로 아파트 가격이 달라진다면, 학군이 주된 동네는 특정 학교의 입학 확률 및 통학거리로 가격이 매겨진다고 봐야 한다. 더 나아가 특정 학교에 배치될 수 없다면 행정구역만 같은 전혀 다른 동네라고 보는 것이 맞다. 예컨대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이나 강동구 고덕동 등은 입지가 업무 지구와 다소 떨어져 있지만 학군에 의해 가격이 지지되는 곳이다. 그런데 이런 동네에서 아파트를 저렴하게 구입하려고 학군에 유리한 핵심 아파트들을 제외한다면, 같은 동네라도 전월세 수요의 부족으로 고생하거나 향후 명문 학군 입지와 가격 차이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 있다.
넷째, 동네 기반시설 요인 중 교통을 살펴본다는 것은 대도시의 경우 곧 지하철을 본다는 의미이고, 지하철을 본다는 것은 어떠한 업무 지구로 편리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차량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도로 수단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지하철은 대도시 근로자의 주된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동네의 지하철이 회사 근처로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 지, 환승 같은 불편함은 어느 정도인 지, 배차 간격은 얼마나 짧은 지 등의 요인이 아파트 수요를 좌우하므로 직주근접과 지하철역 입지는 다르게 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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