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석/아파트

비신축아파트 유의사항

에코감정평가사사무소/에코에듀공인중개사사무소 2025. 1. 17. 19:44

기존 아파트는 일반적으로 볼 때 신축된 지 적어도 10년이 넘고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충분히 도래하지는 않은 아파트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존 아파트의 주변 환경을 보면, 신축 이후로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교통이나 기반시설이 나름 정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통상 아파트 시공에 있어서 기술력과 편의성의 향상이 고작 몇 년 사이에 크게 달라지지는 않으므로, 기존 아파트에서는 신축 못지않은 편리함과 풍부한 주변시설을 누릴 수 있다. 해당 아파트를 검토할 때의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아파트 가격을 비교할 때는 동네 아파트의 암묵적인 서열과 평균적인 가격 격차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지역의 개발이 완료되면서 교통, 학군 등이 성숙되면 그 동네의 아파트별로 장단점이 뚜렷해지게 된다. 그러면서 동네마다 대표성 있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 서열이 매겨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서 연식이 유사한 아파트들 중에 엘스나 리센츠를 가격 면에서 상위로 보는 것이 그것이다. 또한 아파트 서열별로 가격의 격차는 단기간에 벌어지거나 좁혀들다가도, 장기적으로는(수개월에서 1년 내외) 다시 평균치로 회귀하는 순환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서열이 주민들이나 외부인을 상대로 오랫동안 검증된 일종의 통계라서 뒤바뀌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새롭게 대규모 개발계획이 생기지 않는 한, 입지를 보는 시각은 뒤바뀌지 않고 제자리를 찾게 되어 있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 가격을 볼 때는 ➊ 동네 아파트들의 서열을 가급적 따라가는 것이 안전하고 ➋ 이전보다 타 아파트와 가격 격차가 좁혀들거나 크게 벌어진 아파트의 매매 시에는 경계하는 것이 이롭다. 특히 대단지 아파트가 많은 동네는 동호수마다 다양한 가격이 매겨지므로, 기존에 공감대가 형성된 동호수 서열을 비교해 볼 것이 요구된다. 2,000세대가 넘는 단지는 다른 아파트들이 모인 곳이라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그럴수록 세부 가격의 파악을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아파트 내의 평균적인 동별 가격 격차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고, 단기적인 가격 격차의 이탈은 다시 평균치로 수렴하게 되는 순환의 역사가 반복될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예로 시장이 과열되면 비로얄 동호수의 가격이 로얄 동호수를 거의 따라잡으면서 평균치보다 격차가 확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 후 시장이 안정화되기 시작하면 같은 가격에는 로얄 동호수만 남게 되고, 비로얄 동호수의 경우 기존의 격차율만큼 할인된 가격으로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둘째, 기존 아파트 중에서 최근에 올수리 된 집은 가급적 후순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기존 아파트를 구매자가 수리해야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철근이나 콘크리트와 달리 각종 설비 및 인테리어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통상 10년 정도를 넘어서부터 하자가 눈에 띄게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주 중에는 살림을 다시 빼내고 공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매도시기를 2년 내외로 짧게 잡지 않는다면, 입주 직전에 리모델링을 거치는 것이 절호의 타이밍이다.

그렇다면 왜 올수리 된 집을 권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바로 왜(why), 언제(when), 어떻게(how) 수리했느냐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왜(why) 또는 언제(when)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가령 페인트나 도배가 새로 되어 있는 집은 곰팡이나 결

로 혹은 균열을 일시적으로 감출 의도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는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조만간 다시 재발할 우려를 가진다.

최근에 올수리를 통하여 수천만 원의 막대한 공사비를 들인 집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매도 의향자의 순전히 개인적인 사정으로 집을 내놨다는 사유를 그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➊ 실제로는 매도인만 아는 부실시공의 하자 또는 수리를 건너뛴 기존 하자의 위험이 있을지 모르는데다가 ➋ 장차 주인이 바뀌면서 AS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불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떻게(how) 수리했는지가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 인테리어 및 설비 공사는 미관이나 편의뿐만 아니라 누수나 결로 등의 하자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내부를 빠짐없이 뜯어보지 않는 이상 겉으로는 제대로 보강했는지 확인이 어렵다. ❶ 예를 들어 거실과 방에 확장공사를 한 집을 구입했는데 단열시공을 부실하게 하여 결로 문제를 겪거나 추위가 지속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단열자재는 그 종류에 따라 비용과 성능이 천차만별이고, 꼼꼼한 마감 여부에 따른 부실 시공의 위험이 따른다.

➋ 다음으로 욕실이나 발코니 리모델링 시 바닥에 방수처리 없이 타일만 덮었다면, 10년 이상 된 아파트에서는 아랫집으로 누수가 발생할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한다. 실제로 많은 리모델링에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방수액 처리 없이 타일만 붙이는 이른바 덧방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참고로 방수 효과는 소모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벽 및 바닥의 타일과 시멘트가 갈라지거나, 바닥에 물이 자주 접촉되는 등 거주환경에 따라 몇 년 안에도 기능이 다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아파트에서는 욕실 벽에 판넬을 덧대고, 바닥에는 방수 처리를 완료한 후 타일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추가로 욕실 및 발코니의 바닥과 벽 틈새로 물이 스며들면서, 반대 편에 마주한 방의 벽체는 물론 바닥까지 습기가 퍼지게 될 위험이 있다. 특히 욕실과 방 사이가 벽돌 등으로 시공된 가벽인 경우가 물기에 더욱 취약하다. 만일 이런 상태가 방치되면 곰팡이 외에도 온도에 따라 물기의 수축과 팽창이 반복되면서 균열을 초래하게 된다.

➌ 그 다음으로 최근에 거실 및 부엌 바닥을 마루로 시공한 집의 리스크가 있다. 바로 마루 밑에 매설되어 온수가 흐르는 난방관 때문이다. 난방관의 종류는 엑셀(X-L, 가교폴리에틸렌), 동, PB(폴리부틸렌)관 등으로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10년 정도 지나면 마모되면서 누수가 발생하기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마루가 시공된 집에서 향후 누수가 발생하게 되면 수리가 복잡하고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장판은 1 ~ 2명이 쉽게 걷어낼 수 있지만, 마루는 강마루나 온돌마루처럼 본드로 접착된 곳이 많아 2배 이상의 인원과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철거 시 발생하는 분진과 환경호르몬은 덤이다. 그밖에도 장판은 습기로 인한 바닥 면의 곰팡이 확인으로 누수의 초기 인지가 가능하지만, 마루는 아랫집 천장이 젖을 때까지도 감지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결과적으로 기존 아파트에서 새로 마루를 시공한 집은 바닥 난방관의 교체공사를 병행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로 지은 지 20년 내외의 아파트 가운데 난방관 교체를 한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물론 그 이유가 누수 때문인 점은 더 이상 언급할 것도 없다.

➍ 마지막으로 지역난방식 아파트에서 올수리된 집의 세대별 난방배관 및 분배기 관련 리스크가 있다. 지역난방 방식은 열병합 발전소에서부터 아파트의 동마다 외부 공동배관을 지나 내부의 세대별 배관을 타고 분배기를 거쳐 각 방으로 온수가 공급되는 원리이다. 통상 리모델링 시에는 바닥에 매립된 세대별 배관을 손보지 않고 눈에 띄게 녹슨 분배기만 바꾸거나 둘 다 건너뛰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차후에 분배기 이음새에 누수가 발생할 수 있고, 세대별 배관이 누수될 경우에는 멀쩡한 싱크대까지 교체해야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세대별 매립 배관이 대부분 그 밑바닥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난방 분배기와 세대별 배관의 교체를 생략하고 리모델링한 집은 잠재적인 하자의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입주 이후 오랫동안 설비나 인테리어에 대해 대수선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아파트 내부의 컨디션이 거주에 불편함 없이 제 기능을 해왔다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왕이면 이렇게 컨디션이 양호한 집을 구입하여 입주 전까지 리모델링을 튼실하게 완료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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